스포)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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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른 데다 올린 거 여기다도 올려봄.
우선 세줄요약 박고 시작함.
세줄요약
스토리 최악
CG 및 액션 일본 TV판 특촬물보다 못함
등장인물 전원 연기력 수준 이하
우선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전독시 원작을 끝까지 보지 않았고, 연재 당시에 보았으며, 따라서 줄거리에 대한 기억이 온전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고지함.
우선 영화 <전독시>는 원작 그린 존 시나리오까지를 다루고 있음. 일견 원작의 루트를 대략적으로 따라가는 것으로 보임. 하지만 시작부터 눈에 보이는 문제는, 주인공 김독자의 나레이션이 초반 상황 설명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는 것임. 어떤 매체건 기본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보여줘야 하는 것이 스토리 전개의 기본이며, 예외는 아주 제한된 상황에서만 허용되어야 함을 생각하면 이는 심각한 문제임. 물론, 웹소설에서는 세계관 설명하려고 주절거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도 주로 반 화를 넘지 않잖음? 이건 2시간짜리 영화에서 초반 10-15분을 이러고 있음. 이 기조는 끝까지 이어져서, 중요한 장면마다 이건 이렇게 돼요, 저렇게 돼요라며 문어체로 읊어대는데, 아무리 좋게 말해도 ‘게으른’ 시나리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음.
그렇다고 해서 원작의 모든 중요한 정보가 빠짐없이 포함되었는가? 그건 또 아님.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성실한 유상아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조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김독자의 성격적 특징과 현재 상황을 나타내는 직관적인 도구였다고 보는데, 이는 생략되고 둘 다 그냥 계약직에서 짤린 것으로 되어 있고, 한명오가 이상아에게 치근덕거리며 비호감작을 하는 것에 쓸데없이 포커스를 할애함. 이외에도 원작의 구도를 설명하는 데 투자해야 할 장면들이 상당 부분 생략되었고, 이는 영화로 이 세계관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함. 이상하잖아. 갑자기 이상아가 아무 설명도 없이 거미줄 뿜고 있으면. 물론 성좌라는 거하고 계약을 했구나, 라고 추리는 할 수 있겠지만.
또, 무슨 이유에서인지 원작 구조의 시간 순서를 뒤섞어놓았음. 개미 에피소드와 김남운과의 싸움, 그리고 어룡 등장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데, 원작의 이벤트 배치가 최고라는 의미는 물론 아니지만, 이 영화의 그것은 난삽하기 그지 없는데다 이야기의 포커스가 생존 퀘스트에 맞춰져 있다가, 개미 죽이기로 전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남운과의 싸움으로 넘어가는 건 굉장히 산만했음.
스토리 전개는 중반에서부터 원작과 상이해지며 독자 루트를 타는데, 원작을 높게 평가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몇 단계 아래 수준임. 김독자가 이 영화 오리지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은 솔직히 말해 다른 영화에서 몇백 번은 본 구도였으며, 그것도 서투르게 만들어졌음. 계속해서 강조되는 동료애는 전형적인 신파의 형식을 따르는데다, 그린 존 시나리오의 메인 악역인 공필두는 말도 안 되는 계기를 통해 피상적인 동료 비스무리한 것이 되었음. 게다가 사건의 해결은 큰 스포일러라서 여기서 말하지는 않겠지만, 단 한 번 소개된 복선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이벤트가 때마침 이루어진다는 우연성에 의존하기까지 함.
등장 배우들 연기도 대체로 국어책 읽기처럼 들렸음. 대사를 그렇게 쓴 시나리오측의 잘못도 일정 부분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과연 캐스팅에 있어 이 정도가 최선이었을까라는 질문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임.
CG와 액션 또한 조악하기 짝이 없음. 요즘 가면라이더 시리즈 중 일부를 재탕하고 있는데, 10년도 더 전 작품인 <가면라이더 오즈>의 CG가 이 영화의 그것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음. 아무리 해당 특촬물의 제작사가 반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극장 개봉작과 TV 드라마의 CG가 비교되고, 심지어 졌다는 면에서 말은 끝난 것이나 다름 없음. 8,90년도 호러 영화나 일본 특촬물에 등장하는 크리쳐들이 퀄리티와는 별개로 ‘실제’ 존재하는 느낌인 것은 컴퓨터 그래픽 대신 특수분장 및 효과와 사물을 사용했기 때문인데, 이 영화는 CG만을 사용함으로써 액션은 붕쯔붕쯔가 되었고 타격감은 제로가 되었으며, 크리쳐들은 10년도 더 전의 컴퓨터게임에 나오는 수준에 머물고 있음. 실제 사람과 같이 등장할 때 위화감이 장난이 아님.
이 영화를 보면서 줄곧 생각이 난 영화가 있음. 바로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한 헐리우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임.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모든 면에서 이 영화와 대척점에 있음. 원작 네임밸류가 없었다면 그저 그런 졸작으로 끝났을 것이며, 나는 이 영화를 보느니 차라리 돈 아껴서 문피아 코인을 충전하기를 추천함. 그래도 걔네들은 대리만족은 잘 시켜주거든.
총평: 식당으로 비유하면 짜장면을 시켰는데 면은 곤약면이고 3분짜장이 얹어져 나온데다 고명은 없는데 다 먹고 나니 15000원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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